차로 시베리아 횡단여행 770km , 두번째 이야기
어둠이 내려오는 시베리아의 도로
7시가 가까워지자 어둠이 시베리아의 길도 어둠이 내려앉았다.
첫 실전 운전인 것도 모자라 야간 운전이라니
나는 처음에 느끼지 못했던 두려운 이 조금씩 밀려오기 시작했다.
특히나 초심자인 나에게는 가장 최악인 부분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차선이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다.
내 임무는 여기까지다. 이 길에 익숙한 옆사람에게 운전대를 넘긴다.
순식간에 밀려오는 피곤함과 종반의 길
운전대를 놓자마자 멀쩡했던 긴장감이 풀리는지 피곤함이 바로 몰려온다.
매번 12시간을 조수석에 앉아서 갈 때에도 난 거의 자는 일이 없었다.
운전하는 사람이 피곤하지 않게 옆에서 재잘재잘 떠들어 주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배려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첫 실전운전부터 400km는 역시 무리였는지 내 정신줄은 나를 지탱해주지 못했다.
잠시 잠을 청하고 일어나 다시 남편과 길을 달린다.
겨울밤을 수놓은 시베리아의 별과 하늘
밤이 오면 시베리아의 길은 암흑이 찾아온다. 지난번에 이 길을 지날 때 나는 엄청난 광경을 목격했는데
잠시 휴식을 취할 겸 차에서 내렸을 때 하늘을 보았던 일이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을 때 나는 그 수많은 별들이 마치 내 눈앞에 있는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말로 설명하기 힘든 아름다운 광경이었고 영하 30도에 가까운 추위에도 나는
넋을 놓고 잠시 그 별들을 감상했었다. 내 눈에 담았으니 사진에도 담고 싶은 욕심이 생겼더랬다.
노트 S20울트라인데 역시 무리인가. 열심히 사진을 찍어보지만 역시 내 눈에 담은 풍경만큼 아름답진 못하다.
아름다운 사진을 블로그에 올리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며 다시 길을 떠난다.
안녕 하바롭스크
내비게이션에서 남은 거리가 100KM 이하가 되니 도심의 불빛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긴 여정의 끝이 다가온 것이다. 그리고 하바롭스크에 가까워져 오니 늦은 밤공기가 더 차갑게 느껴진다.
그도 그럴 것이 하바롭스크는 블라디보스토크보다 훨씬 더 추운 도시이다.
우리가 러시아에 처음 정착했던 도시이니만큼 올 때마다 기분이 남다르기도 하다.
도시가 더 가까워져 온다. 밤늦게 보아도 익숙한 거리 풍경이 우리를 지나친다
안녕 하바롭스크라고 써있는 전광판이 우리를 반긴다
시내로 들어와 달리다 보니 우리가 처음 살았던 작은 사무실 건물도 지나친다.
오래된 추억의 이야기로 마지막 피곤함을 달랜다. 그렇게 시베리아 횡단의 여정이 마무리된다.
우리 둘다 고생했어 얼른 쉬자.
블라디보스톡에서 하바롭스크까지 770km
차로 시베리아 횡단 여행 총 거리와 소요시간 정리
⁕우리가 달려온 거리 약 770km
⁕블라디보스톡 출발시간 오전 11시 10분
⁕하바롭스크 도착 시간 새벽 0시 11분
⁕소요시간 약 13시간
결론: 잠시 일 보러 왔으니 어차피 차 타고 다시 저길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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