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생활을 오래 하다 보면 가끔 하는 상상에 즐거울 때가 있다. 외국 생활을 오래 한 사람이라면 공감할 텐데 한국 가면 뭐 먹을까를 생각하고 난 그걸 심지어 핸드폰 메모에 적어 놓기도 한다. 가끔 내가 적어놓은 메모를 보기만 해도 행복해질 때가 있다. 그중에서 고구마 관련된 건 빠진 적이 없다. 그만큼 나는 고구마를 좋아한다.
러시아 마트엔 고구마가 없다
러시아 생활 초창기에는 난 마트에 가면 어디든 당연히 고구마가 있을거라 생각했다. 없다는 생각 자체를 해본 적이 없고 자연스레 장 보러 가서 고구마를 찾는데 감자 코너 근처에 고구마가 없다. 고구마처럼 생긴 감자만 있다. 색깔을 보고 속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닌데 감자 색이 고구마와 똑같은 자색을 띠는 것 역시 있으니 감자의 나라 러시아가 맞았다. 러시아인 남편에게 물어보니 살면서 고구마를 사본적이 없다고 말한다.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이 아닌가. 절실하다고 느낀 적이 없는데 막상 못 구한다고 생각하니 너무 슬퍼졌다.
몇 번이나 고구마로 착각하게 만들었던 다양한 색깔의 러시아 감자들 사진을 보도록 하자
중국 식재료 마트에서 고구마를 찾다!
정말 한참을 고구마 파는 곳을 찾아 돌아다녔다. 중국과 가까운 극동러시아 하바롭스크이니 중국 식재료 마트에 가면 고구마가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이었다. 몇 곳을 돌아다니다가 한 가게에 들어갔을 때 애타게 찾던 고구마를 찾았더랬다. 하지만 고구마 상태가 너무 안 좋았다. 이미 썩을 대로 썩어 있었고 그래도 사보자 하며 계산을 하는데 가격도 한국에 두배 이상이었다. 주인에게 물어보니 고구마는 중국에서 가져와도 러시아인들이 사가질 않아서 항상 오래되고 썩어서 버리는 경우가 더 많단다. 아니 왜요 러시아 사람들 왜 고구마 안 먹냐고요. 어렵게 찾은 이 곳도 재차 방문했을 때는 역시나 고구마는 사라지고 없었다.
에어프라이어만 보면 생각나는 고구마
몇년전 한국에서 기어이 에어프라이어를 사온적이 있다. 러시아까지 가져오는 게 짐도 되고 힘들었지만 나도 남편도 평생 한 쇼핑 중 손에 꼽을 정도로 잘 산 가전제품 중에 하나다. 에어프라이어로 먹는 수많은 음식들 중에 고구마는 가히 최고로 간편하고 맛있는 음식이 아니던가. 그걸 못하니 겨울이 되면 조금 더 슬퍼진다. 한국에 가면 한풀이 마냥 고구마를 먹고 오는데 이젠 코로나 때문에 한국 가기도 힘드니 그 마저도 잠시 후일로 미뤄두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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