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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로씨아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 열차 현대화 사업 본격화

by Ruvla 러블라 2021. 7. 20.

블라디보스톡에 거주하는 러블라입니다.

불모의 땅 러시아의 기적이자 불리는 시베리아 횡단 열차는 단일 노선 세계 최장 거리를 자랑하는데요.

우리나라에 KTX 가 있다면 러시아 철도는 TSR로 불립니다.  러시아의 자랑이지만 이미 완공된 지 100년이 넘고 노쇠한 탓에 현대화의 필요성과 목소리가 점점 커지면서 아주 천천히 현대화 산업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할게요.

 

시베리아-횡단열차-썸네일
시베리아횡단열차모습

 

 

9288km , 160시간 

인생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시베리아 횡단열차 종단인 사람들이 꽤 많다. 바로 그 시베리아 횡단 열차의 종착역이자 시발점이기도 한 블라디보스톡역 플랫폼에는 9288km 라는 숫자가 쓰여진 기념비가 자리잡고 있다.  

 

시베리아-횡단열차-기념비
9288km기념비

 

이 숫자는 바로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총거리이다.  쉽게 와닿지 않는 이 숫자는 무려 지구 둘레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며 각각의 종점과 시발점인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까지는 약 164시간 즉 일주일의 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시베리아 횡단 열차는 굉장히 느리다. 최고속도는 겨우 평균 60~70km 밖에 되지 않아서 기차를 타고 가다 보면 꽤나 답답함이 느껴질 정도이다. 러시아가 만약 한국의 KTX 같은 최신 현대화에 성공한다면 9288km를 달리는 소요시간은 일주일에서 무려 1박 2일로 줄게 된다. 이렇게 본다면 러시아에서도 현대화를 얼마나 숙원사업으로 생각할 수 있을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철도 현대화 

러시아의 철도 현대화 작업은 이미 수년 전부터 진행되어 왔다.  기존의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시베리아 횡단 열차 구간 이외에 바이칼에서 아무르를 잇는 제2의 시베리아 횡단 열차가 그 중심에 있다. 

 

제2의-시베리아-횡단철도-구간
이르쿠츠크에서가반

제2의 시베리아 횡단철도는 이르크추크에서 가반까지의 구간으로 총 길이가 4324km에 달한다. 철도 현대화는 운송량 증가가 사업 핵심으로 이를 위해 오래된 굽이굽이 되어있는 철도를 직선화하고 복선 구간을 늘리고 있다.  제 2의 시베리아 횡단철도 현대화 산업을 위해 새로 건설된 터널 등에는 규모 9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내진 설계 역시 갖추고 있다. 

 

 

친환경 철도 공법 도입

러시아에 오랫동안 거주하는 나에게도 친환경이라는 말은 러시아에서 정말 생소한 단어 중 하나이다. 아직도 쓰레기 분리수거 개념조차 없는 나라에서 철도 건설과 친환경을 어떻게 함께 이야기할 수 있었을까.  친환경 철도로의 탈바꿈이란 바로 기차에서 버려지는 오수와 흘러나오는 기름등을 막아주는 배수관을 설치했다는 것이다.  오래된 시베리아 횡단 열차는 아직도 화장실이 배출식으로 되어 있으며 기차 안에서 볼일을 보면 그 오수는 그대로 철로에 버려지기 때문이다.   

특히 제2의 시베리아 횡단 열차 구간은 바이칼 호수를 지나기 때문에 호수로 기름이 흘러 들어가지 않기 위한 훈련을 매달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환경연구소의 신설도 검토한다니 러시아에서 드디어 친환경이라는 단어가 들려오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의 철도 현대화와 아시아 시장

러시아는 유럽의 나라이지만 극동러시아는 사실 아시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우리나라 등의 동아시아 국가들과 밀접해있다.  바로 이 극동 지역 개발과 아시아 시장, 넘어서는 태평양 지역까지의 확대를 겨냥한 핵심 사업의 토대로 러시아 철도 현대화를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는 큰 땅덩어리만큼이나 풍부한 에너지와 자원을 자랑한다.  특히나 시베리아 지역은 철광석 , 목재, 석탄 등이 풍부하기 때문에 철도의 현대화와 확장은 운송 용량뿐 아니라 인접국과의 또 다른 무역 활로를 여는 새로운 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한국에서부터 러시아를 거쳐 기찻길로 유럽을 갈 수 있는 날이 조금이나마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란 개인적이 기대 역시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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